김선우의 사물들
목차가 눈에 띈다
01. 숟가락, 날마다 어머니를 낳는
02. 거울의 비밀, 당신의 뒤편
03. 의자, 꿈꾸기를 즐기는 종족
04. 반지, 우주의 탁자
05. 촛불, 마음이 가난한 자의 노래
06. 못, 황홀한 통증의 뿌리
07. 시계들, 꽃피는 모든 심장 속의
08. 바늘, 숨은 자의 글썽이는 꿈
09. 소라 껍데기, 몽유의 문
10. 부채, 집 속의 든 날개
11. 손톱깎이, 송곳니의 기억
12. 걸레, 저물고 뜨는 것들의 경계를 흐르는 입김
13. 생리대, 깃발, 심연의 꽃자리
14. 잔, 속의 꽃과 술과 차와......
15. 쓰레기통, 부정된 것들을 긍정하는 자의 힘
16. 화장대, 아름다운 꿈
17. 지도, 시간과 공간이 함께 잠드는 뜨락
18. 수의, 어둠과 빛 사이의 찬란한 배내옷
19. 사진기, 빛의 방을 떠도는 헛것들을 위한여
20. 휴대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숟가락이라는 사물에서 어머니가 등장했다.. 숟가락과 어머니의 공통점은 먹인다는 것. 먹이는 일에 열렬하다는 것.
반지라는 사물에서도 어머니가 등장했다. 엄마의 반지를 물려받은 날 처음으로 끼웠는데 주인공의 손가락 어느 곳에도 맞지 않았다고 한다. 주인공과 비슷한 나이에 이미 어머니는 굵어질 대로 굵어진 엄마의 손가락... 그 부분이 참 안쓰러웠다.
쓰레기통, 쓰레기통 속에는 내 일상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내가 묶어 버리는 쓰레기봉투 속에는 일주일치의 내 생활이 낱낱이 기록된다. 속일 수 없다. 내가 먹고 배설하고 기록하는 모든 것들, 내 입맛, 사소한 습관, 내 부주의함까지 쓰레기통은 낱낱이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일주일 동안 집 안의 쓰레기통에 담겨있던 것들을 쓰레기봉투 속에 쏟아넣어 집 밖에 내놓을 때 나는 늘 조금쯤 불편하다. 존재의 후미진 곳을 들킨 듯한 느낌이 든다.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를 버렸던 쓰레기통.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이 구절을 읽고 난 후, 나를 가장 잘 아는 것이 쓰레기통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신기하기도 나의 모든 면을, 꾸미지 않은 모든 모습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창피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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