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하고,


네가 누구인지는 네가 잘 아실 문제
주인공이(작가) 고3이었을 적,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양 손잡이를 잡은 채 졸고 있었다. 누군가 툭툭 쳤다. 주인공 앞에 앉아있던 남자였다. 그의 신문지에 번져가는 몇 방울의 물무늬를 가리켰는데 작가가 짐칸 위에 올려두었던 책가방 속 보온병에서 물이 새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는 옷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어쩔 뻔했냐며, 최고급 무스탕이라고, 그러면서 내가 누군지나 알고 하는 소리야? 말한다. 가끔 티비를 보다보면 "내가 누군지 알아?" 이런 말이 등장한다. 자신의 우월함을 표현하고 싶은 걸까... 주인공은 이렇게 대답한다.(속으로 ㅎㅎ) "아니요, 초면에 제가 그걸 알면 무당이게요" 제목이 정말 마음에 든다. 네가 누구인지는 네가 더 잘알지!

돈이냐 돌이냐
가계부에 대한 내용이다. 엄마와 아빠. 가계부를 가져와보라는 아빠. 그리고는 말한다. 벌어다준 돈 다 어쩌고? 엄마는 그게 쥐꼬리지, 월급이야?
나도 가계부를 쓴다. 사람들은 카드를 긁을 때마다 자동으로 앱이 가계부를 써주는 걸 활용하고 있지만, 나는 그게 싫다. 볼펜을 들고, 직접 써야지, 계산해야지, 이번 주에는 얼마 썼구나 아는 게 좋다. 물론 절약도 하고 허튼 데 돈을 쓰지는 않았는지도 관리되지만, 무엇보다 기록하는 게 좋다. 학교 다닐 때에는 용돈을 받아 용돈기입장을 썼고, 회사생활을 하면서부터는 월급기입장을 쓴다. 내가 나를 뿌듯해하는 이유 중 한가지다! 바로 월급기입장!!

밤에 뜨는 여인들
1.
바다에 뛰어든 흰 남방처럼
희부연 해파리가 둥둥
떠다니는 밤
종이 울리고
바람이 불었다
눈이 내렸지만
눈송이라 하기에
바다에 뛰어든 흰 남방처럼
희부연 해파리는
좀 컸고
그 수가 점점 불어나
집집마다
옥상 빨랫줄에
아파트 베란다 행어에
슬며시
내려앉기에 이르렀다
혹자는 대설주의보라 했고
잽싸게 그걸 싸온 그걸 닦은
증거라고도 말했으며
윗집에서 쏟아버린 순두부를
고스란히 뒤집어쓴 티셔츠일까,
코를 대고 흡흡
냄새를 맡기도 했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
자꾸만 쥐고 싶다
그래서 빨기 바빴던
수많은 유방들의 속사정
몹시 문란하지 않으면
가족은 탄생할 수 없다
창문 너머 남의 가정은
다 안락해 보이듯
창문 안쪽 나의 가정은
다 안락사로 보이듯
그 순간 미처 걷지 못한
불쌍한 빨래들이 펄럭펄럭
백기처럼
손을 든다

이 시에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 창문 너머 남의 가정은/다 안락해 보이듯/창문 안쪽 나의 가정은/다 안락사로 보이듯 이다. 사실이면서 딱딱 들어맞는다.

사랑, 무엇으로 배우셨나요
"사랑할 때는 이해뿐이고 헤어질 때는 오해뿐이지 않던가요. 아무래도 사랑을 몸으로들 배워서 그런가 봐요. 머리로는 그 사랑, 참 쉬운데!"

모포 자랑 좀 하자면요
요즘 꼭 책을 읽으면 빠지지 않는 나라가 캄보디아다. 그래서 더 자세히 읽었다. 야시장에 들렸다가 배플에 앉아 모포를 짜는 여인을 만났는데 모포가 눈에 들어왔단다. 그 여인은 기를 쓰고 팔아보겠다고 주인공을 졸졸 쫓아다니며 아양을 떨었는데 그 여인의 손에 모포가 하나 눈에 들어왔단다. 그래서 주인공의 침대에 깔았더니 사람들이 명품 아니냐고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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