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고 또 누가 이 밥그릇에 누웠을까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한 생각이 드러나는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김선우 시인의 작품이기도 하다. 여성 작가이며 자신이 여성이라고 분류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꿈이라고 하는 것은 한 발 전진할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꿈을 정하기보다는 그 꿈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가지 해보다가 자신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이 듭니다."

꿈이라..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시절에는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있었고,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는 그저 학교에서 나눠주는 용지에 아무 생각 없이 적기만 했던 것 같다. 점점 꿈이 작아졌다. 꿈에 대해 생각해보는 이 시점에서 나를 현재로부터 한 발짝 더 전진하게 하는 모든 것이 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테면, '대학교 공부', '피아노' 등등...

"남루한 차림의 이 아이들에게서 무언가 민감하고 맑은 자존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여러 곳에서 만나게 되는 구걸하는 아이들이 이곳에선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더러 있지만, 극히 소수다. 그것이 비록 슈가팜에서 채취해낸 각설탕 꾸러미일지라고, 무언가 들고 드이들은 '원 달러!'를 말한다. 거저 주는 돈을 받은 기세가 아니다. 그곳에서 한 소년을 만났다. 앙코르톰의 여러 사원들 중 관광객의 발길이 그다지 붐비지 않는 한 사원 앞에서였다......"

내가 다녀온 캄보디아 이야기였다. 엄마랑 여행을 다니면서 '원 달러'를 외치는 아이들이 많았다. 거절을 해도 계속 따라붙은 아이들 때문에 여행 기분을 망치기도 했다. 한 두명이면 주었을 텐데, 가는 곳마다 몇 명의 아이들이 있었다. 여행 당시에는 귀찬다는 생각만 했는데 이 구절을 읽으면서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기억을 회상해보면 그 아이들은 모두 엽서나 핸드폰 걸이, 꽃 한송이를 들고 있었다. 내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 우리가 단풍에 열광하는 것은, 혹여 인간이 그처럼 아름답게 변해가기 못하기 때문일까요."


"건강하고 활기차게 사는 것은 어느 연령대에나 중요한 일인데, 건강한 활기가 오직 '젊고 아름다운 몸'에만 있는 것 같은 과잉된 쏠림 현상은 태어나 성장하고 노화해가는 순환의 삶터로서의 우리의 몸을 중층적으로 소외시킨다. 우리는 누구나 늙는다. 이것은 태어났으므로 지상에 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젊어 아름다운 한 때보다 훨씬 더 긴 시간동안 천천히 늙어가야 하는 존재이다"

이 구절에서 한 번 더 생각해봤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처럼 중년, 노년은 정말 젊음이라 칭할 수 없고, 낡은 그런 것일까. 꼭 젊음을 20대에 비유해야 하는 것일까...


"열네 살 꽃 같은 나이에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가 한 생의 피고 시듦을 가늠할 수조차 없었던 할머님, 평생 누구와도 목욕을 함께 가지 않았다는 할머님......"

꽃 이야기가 나왔다. 무슨 내용인가 천천히 읽어보니 위안부 이야기였다. 강순애 할머님... 티비에서 영화에서 뉴스 기사에서 많은 매체에서 위안부 이야기를 들었고, 보았다. 유독 위의 구절이 마음에 아팠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아팠다. 열네 살... 하고 싶은 것도, 보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 한 평생을 힘들게 보내셨을 할머님... 이런 분들이 계셔서 지금 나는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고맙고 안타깝다. 그리고 감사하다.



이 책에는 한미FTA, 위안부, 꿈, 이민, 경제개발, 배추값 파동, 그리고 오프라 원프리(아프리카에 학교, 기숙사를 지은)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가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도 있고,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아무 생각이 없이 지나가는 부분도 다뤄졌다. 나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부분은 김장에 관한 부분이었다. 1년에 한 번 하는 김장이 사실은 1년을 준비해 온 재료들로 만들어지는 것, 모두들 다 알고 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그 부분. 농부들의 땀으로 만들어진 재료들도 1년 먹을 김치를 담그는 김장. 그리고 밥 한 그릇에 김치만 있어도 한 그릇 뚝딱하는 그것.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감사하게 생각해야 겠다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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