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 있는 사람
이병률 시인의 여행 산문집 마지막 책이다. 대부분의 내용이 '사랑', '인연'이다. 어떤 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스쳐 지나갔던 사람이 알고보니 인연이었던 것처럼 다시 재회하고...
사랑이 여행이랑 닮은 것은
사랑이 여행이랑 닮은 것은 꼭 이십대에 첫 단추를 끼워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닮은 것은, 사랑도 여행도 하고 나면 서투르게나마 내가 누구인지 보인다는 것이다. 한번 빠지게 되면 중독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도 닮았다....
사랑과 여행이 닮은 또하나는 사랑이 끝나고 나면 여행이 끝나고 나면 다음번엔 정말 제대로 잘하고 싶어진다는 것. 그것이다......
만약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거든
만약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거든.
많이 먹지 말고 속을 조금 비워둬라.
잠깐의 창백한 시간을 두라.
혼자 있고 싶었던 때가 있었음을 분명히 기억하라.
어쩌면 그 사람이 누군가를 마음에 둘 수도 있음을.
그리고 둘 가운데 한 사람이
사랑의 이사를 떠나갈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라.
다 말하지 말고 비밀 하나쯤은 남겨 간직하라.
그가 없는 빈집 앞을 서성거려보라.
우리의 만남을 생의 몇 번 안 되는 짧은 면회라고 생각하라.
그 사람으로 채워진 행복을
다시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함으로써 되갚아라.
외로움은 무게지만 사랑은 부피라는 진실 앞에서 실험을 완성하라.
이 사람이 아니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예감과 함께 맡아지는
운명의 냄새를 모른 체하지 마라.
함께 마시는 커피와 함께 먹는 케이크가
이 사람과 함께가 아니라면 이런 맛이 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만날 때마다 선물 상자를 열 듯 그 사람을 만나라.
만약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거든.
내 옆에 있는 사람
이 사실을 알기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절대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을요.
내가 사람으로 행복한 적이 없다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는 것을요.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왜 그 사람이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내가 얼만큼의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라는 것을요.
이 책을 출퇴근하면서 읽는데 읽으면서 한 번 더 곱씹는 구절,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는 페이지들을 사진을 찍어두었다. 책을 다 읽고 독후감(?)이라고 할 것도 없는 느낌을 적으려고 한 번 더 꺼내보는데 다시 한 번 더 마음이 쿵 내려앉는 구절들이다. 특히 "내 옆에 있는 사람"...
댓글
댓글 쓰기